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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캥거루 (작자편집본)

달려라 캥거루 3화

* 본 연재는 제가 청소년문화연대 '킥킥'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행기를 올리는 공간입니다. 이곳과 킥킥의 달려라 캥거루는 편집의 차이로 약간의 변형이 있을 예정입니다. '킥킥'에서 달려라 캥거루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달려라 캥거루 3 - 무식하면 용감하다? 무식하면 피곤하다!

 

 

본 연재는 대한민국 외교통상부호주 관광청주한 호주 대사관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콴타스 항공의 전폭적인 지원을 금전적물질적정신적으로 받고 습니다.



 

얼마나 갔는지 모르겠어. 세 시간 정도 날아 홍콩에 잠시 들러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호주에 도착하니 아침이고, 춥더라고. 수하물을 찾아 긴팔 옷과 패딩을 꺼내 입었어. 호주는 우리나라랑 기후가 정 반대거든. 20킬로그램이 넘는 가방을 짊어지고 공항을 나서다가 생각난 것이 있었어!


그래, 난 에들레이드에 가야해!

 


* 홍콩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며 기념으로 커피를 사먹었지.

 

공항 안에서 비행기 티켓을 알아봤어.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시드니 공항에서 호주 지역항공사 부스에 가서 티켓을 구매하려는데, 안 보여! 개똥도 약에 쓰려면 안 보인다더니, 이건 개똥이 아니라 집채만 한 부스를 찾는데 안보여!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모니터 두 개를 보고 있는 안내창구 직원에게 가서 참 저렴한 영어로 설명을 했어. ‘나는 애들레이드에 가고 싶다. 비행기 티켓을 사려한다.(I want to go Adelaide. I want to buy flying ticket.)’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티켓을 예약해 주더라고.

 

~ 짱짱 고맙다고 하며 공항에서 나가려고 했어. 그런데 잠깐, 누가 내 어깨를 짚네?

자네, 혹시 가방을 내려놓고 갈 생각 없나?’

, 그래 내 마음의 소리야. 내가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이 무거운 배낭을 감당할 수 없겠다 싶더라고. 군대 때는 행군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여기는 시드니잖아! 행군이 아니잖아! 편하게 구경 좀 하자고 내가 나한테 외치더라고. 마침 주변에 물품보관소가 보였어. 돈 달라는 대로 22불을 딱! 맡겼지. 그런데 모든 절차를 거치고서 직원이 말하는 거야.

 

열시 전까지 와.”

 

~’ 이렇게 신나 말하고서 전철을 타는데,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어. 뭐지? 뭐야? 잠시 고민해봤어. 내가 내린 곳은 시드니공항 국제동이야. 국내선 공항은 바로 옆에 있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없게 돼있어.

 

? 으응?

 

그리고 나의 다음 비행기는 새벽 여섯 시, 싼 맛에 그렇게 골랐는데 막상 저지르고 나니까 이걸 어찌 해야 하나 싶더라고. 거기다 시드니는 전철 값도 비싸. 그리고 비행기 티켓, 그것도 내역서를 천천히 보니까 예약해준 가격으로 만원 돈을 챙겼네?

 

...호구 왔는가!?

 


* 호주 전철 티켓

 

결국 나는 저녁에 국제공항으로 향해 가방을 찾은 뒤, 국제공항에서 전철로 국내선 공항까지 한 정거장의 전철비를 또 내고, 그곳에서 밤을 새야 하는 운명을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 어쩌겠어.


이왕 짐도 맡기고 출발해 버린 것, 그냥 그대로 시드니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지.

 

근데, 시드니 시내가 어디지? 모르겠어서 전철 내에서 물어물어 써큘러 키라는 곳에서 내렸어. ~ 막 내리자 마가 앞에 바다가 있어! 항구가 있어! 좋다좋다 하다가 일단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로 잘 도착했다고 하고 주변을 둘러봤어.

 


* 써큘러 키 역 안에서. 바깥의 아파트 같은 곳 앞으로 항구가 있다.

 


*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캬~ 지금 보면 젊은 티가 팍팍난다!!)

 

우리가 그렇게 티비에서 보던, 오페라하우스가 있는거야! 지나가는 사람한테 사진 찍어달라고, 역시 저렴한 영어로 부탁하고 구경하러 갔어. 오페라하우스 외관을 가까이서 봤는데, 생각보다는 별로더라고. 그냥 조금 구경하다가 그 옆에 있는 수목원을 갔어. 신기하게 그 주(, 우리나라의 도 같은 개념) 주지사의 관사가 그 안에 있더라고.

 

~ 그럼 이곳은 주지사의 앞마당?

 


* 주지사 관사

 

식물원을 돌아본 뒤에는 통신사를 알아보기로 했어.

 

호주 워홀러들이 호주에 도착하면 해야 하는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통신사 개통, 두 번째 은행 계좌 개통, 세 번째가 TFN(내 세금 관련 코드라고 보면 돼. 일을 하면 고용주가 내 소득세를 내는데 이 코드를 통해 내게 돼. 여기서는 거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의미를 가진 중요한 거야.)신청이야. 그런데 통장하고 TFN은 통장카드와 서류가 내 숙소로 오는 것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숙소가 있어야해. 아직은 숙소가 없으니, 통신사를 먼저 찾아간거야.

 

그런데 통신사 대리점이 안보여! 사십분 여를 헤매다가 겨우 대리점을 찾았어. 근데 숙소 주소가 필요하대! 다행히 아직 숙소 없는데?’이랬더니 그냥 주변 호텔 주소를 알아내 적어주더라고. 그리고 자기가 처리를 할테니 ‘half an hour'뒤에 오라는거야. 일단 알았다고 하고 나왔지. 그런데 지금까지 어디서 ‘half an hour'라는 단어를 몰라서, 이게 한 시간인지, 한 시간 반인지, 30분인지 감이 안가더라고. 일단 그동안 시간을 보내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어.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싶어서 그냥 한 시간 반을 채우고 갔지. 돌아갔더니 직원이 나한테 뭐라고 불만을 표시하더라고. 나한테 유심 칩을 주고 밥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내가 안와서 기다리고 있었대. 그때 배웠어. ‘half an hour'30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직원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 “스미마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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